214화 아이비와 동굴
시엘을 선두로 숲을 걷는다.
지금 있는 곳은 조금 트인 곳이라
드루이드 씨가 옆에 있다.
그의 안색를 살며시 살핀다.
숲에 들어오고 나서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왠지 모르게 혼잣말이 많아지고
플레임과 이야기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무슨 일이 있으면 말해줬으면 좋겠는데....
"냐옹"
시엘의 울음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조금 앞에 큰 동굴이 보인다.
입구도 꽤 크다.
아무래도 시엘은 그 동굴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시엘이 들어가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면 따라갈게."
"어!"
드루이드가 놀란 목소리를 낸다.
궁금해서 옆을 보니 미간에
깊은 주름이 생겼다.
"무슨 일이에요?"
좋아!
잘 말했어.
함께 여행하는 것이니
좀 더 격식을 차려서 말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요즘은 존댓말이 많이 빠졌지만
여전히 딱딱한 말투로 느껴지는 것 같았다.
나이가 많은데 괜찮겠느냐고
걱정하는 나에게 '가족인데
존댓말이 이상하지 않느냐'고
물어봐서 드루이드 씨에게는
아버지에게 말하는 느낌으로 말했다.
솔직히 너무 부끄러웠다.
하지만 말투만 바꿨을 뿐인데
진짜 가족처럼 가까워진 것 같아 기뻤다.
내 말에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드는 드루이드.
요 며칠 이런 태도도 자주 보인다.
한 번 제대로 얘기해보는 게 좋을까?
"냐옹"
"아, 미안해, 시엘. 드루이드 씨, 가요."
"하하하, 그렇구나."
웃을 요소가 있었을까?
혹시 피곤한가?
아직 걷기 시작한 지 4시간
정도밖에 안 됐는데.
의아해하면서도 시엘을 따라
동굴로 들어간다.
"아이비, 동굴을 발견하면
항상 들어가는 거야?"
"아니요? 시엘이 들어가고
싶다고 한 곳만 들어갑니다.
위험하니까."
"아, 그 부분은 제대로 알고 있구나"
"알아요?
"뭘요?"
"동굴에 자주 들어가기 때문에
위험성을 모르는 줄 알았어요."
"당연히 알고 있어요. 그래서
시엘이 들어간 동굴에만 들어갑니다."
"그렇구나. 시엘이 괜찮다고
들어간 동굴에는 마물 같은 건 없나?"
"네, 있어요."
"있어요. 여러 가지로요."
"있어?"
꽤 놀란 표정을 지었는데,
뭔가 이상한 말을 한 것일까?
"네, 있어요. "
"음, 그게 뭔데?"
"무서운 마물이 아니었어?"
"무서운 마물? 어두워서 어떤 마물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그렇구나."
"다만, 불시에 위협을 당하면
정말 무섭습니다. 하지만
곧 시엘이 조용하게 해줘서 잠깐이지만요."
"그래, 그렇구나."
동굴 안에 있는 동물이나 마물은
어둠 속에서 위협을 가하면 정말 무섭다.
하지만 곧 시엘이 대처해주기 때문에
무섭다고 생각하는 것은 잠시뿐이다.
"아, 바로 저기요. 저 몬스터는 자주 보네요."
내가 가리키는 방향을 본
드루이드의 움직임이 멈췄다.
시선의 끝에는 동굴 안에서 비교적 자주
볼 수 있는 커다란 발톱과 송곳니를
가진 5마리의 마물이 있다.
입구 부근에 있는 경우가 많아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몬스터 중 하나다.
책에서 마물의 종류를 찾아봤지만,
책에 나와 있지 않아 이름은 아직 알 수 없다.
그 몬스터가 우리를 발견하고
온몸으로 위협을 가한다.
'샤'
시엘이 그것을 알아차리고
우리 앞에 나와서 한 번 울었다.
그러자 지금까지 온몸으로
위협하던 몬스터가 조용해진다.
그리고 시엘의 모습을 발견하자
모두 엎드린 자세를 취했다.
이렇게 되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처음엔 솔직히 무서웠지만,
여러 번 반복된 경험을 통해 배웠다.
몬스터가 엎드린 자세를 취하면
공격하지 않는다는 것을.
"몬스터가 엎드려 있어?"
"저렇게 하면 등을 보여줘도
공격하지 않아요."
"...... 몰랐어. 그랬구나."
어라?
동굴이라서 그런가?
드루이드 씨의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데?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데, 좀 쉬실래요?"
내 말에 천천히 고개를 흔드는 드루이드씨.
"괜찮아, 익숙해지면 괜찮을 거야."
익숙해지면 문제없을 거다.
나에게도 필요한 것일까?
"나도 익숙해져야 할 일인가요?"
"...... 괜찮아, 아이비는 절대 괜찮아."
아주 강력하게 괜찮다고 선언했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마물의 옆을 지나친다.
역시 몇 번을 봐도 날카로운 발톱에
커다란 송곳니다.
공격당하면 한 방에 죽겠구나.
"꽤 깊은 곳까지 가는구나."
"그렇네요. 어디까지 갈까요?"
앞을 걷는 시엘의 모습을 본다.
아직 꼬리가 아래쪽으로 흔들리고 있으니
목적지까지는 조금 더 가야 할 것 같다.
이번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대가 된다.
"아이비, 말이 돌아왔어."
...... 그랬지?
조심하고 있는데.
"조심할게요가 아니라 조심하는 거야."
"윽, 이야기가 계속되면 말투가
다시는 돌아와요."
"그래?"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야기에 빠져서 다른 일에 신경을 못 쓴다.
"냐옹"
오오, 시엘의 꼬리 흔들기가
조금 격렬해졌다.
그리고 울음소리가 조금
더 높은 목소리로 변했다.
"여기 같네요."
주위를 둘러보지만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바위 사이로
검은 돌이 살짝 보이는 정도다.
그 외에는 ...... 없네요.
"드루이드 씨, 시엘이 왜 이곳에
왔는지 알 수 있나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드루이드 씨를 보니 바위 사이로 보이는
검은 돌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시엘이 가르쳐 준 것이 이 검은 돌일까?
"시엘, 이걸 알려준 거야?"
바위 사이로 보이는 검은 돌을 만져본다.
걷다 보니 몸에 불이 붙은 건지, 차갑고 시원하다.
"냐옹"
"왠지 무서워졌어."
드루이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주위를 둘러봐도 몬스터는 없다.
뭐가 무서워?
"드루이드 씨, 저 검은 돌은 뭐예요?"
"저건 진검를 만들 때 필요한 검은 돌,
흑석이야."
"검은 돌, 그대로군요."
검은 돌, 보이는 그대로의 이름일까?
"아니, 제대로 된 이름이 붙어 있는데
기억이 나지 않아. 미안해."
드루이드 치고는 드물다.
"이거 채취하는 거야?"
"물론이지!"
"그렇구나. 그."
바위에서 나온 검은 돌을 살짝 잡아당겨 본다.
조금 움직였어?
좀 더 힘을 주면 빠지기도 하고.
잡고 있던 검은 돌을 힘껏 잡아당겨 본다.
팍.
"하하하, 뽑았어"
설마 이것만으로 바위에서 떨어질 줄은 몰랐다.
뽑은 검은 돌을 살펴본다.
드루이드의 손바닥만한 크기.
생각보다 컸구나.
다음 검은 돌에 손을 뻗으려 하자.
"방금 캐낸 돌만 해도
금화 3냥 정도의 가치가 있어."
"와! 이것만으로?"
"아, 그래. 검을 만들 때
소량만 섞어 넣으면 되니까."
"그렇군요."
뻗어 올리려던 팔을 내려놓는다.
그리고 손 안에 있는 검은 돌을 본다.
이것으로 금화 3장 분량.
"냐옹?"
손 안의 검은 돌만 뽑으니
시엘이 조금 불안한 듯이 울부짖는다.
"미안해. 하지만 봐봐. 이것만으로도
금화 3장이야. 그래서 이것으로 충분해."
드루이드가 없었다면 더 많은 양을
채취해 한꺼번에 팔았을지도 모른다.
그가 있어서 다행이다.
"냐옹."
알아들었는지 꼬리가 좌우로
약간 격렬하게 흔들린다.
꼬리가 벽에 부딪힌 듯 검은 돌멩이가 바위에서 쿵쾅쿵쾅 떨어진다.
"...... 줍는 게 좋을까요?"
"아~ 시엘이 줍고 싶어하는 것 같네."
"그렇군요. 그 눈빛을 보고 있자니 ......"
일단 떨어진 검은 돌을 주워 가방에 넣는다.
대략 12개 정도.
제법 큰 크기의 검은 돌까지 있었다.
"조금씩 팔아야 하죠?"
"아, 특히 마지막에 있는
큰 검은 돌은 조심해야지."
지금 가방에 있는 검은 돌,
도대체 다 합치면 얼마인지 궁금하다.
아까의 드루이드 씨는 아니지만, 조금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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