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화 길가의 돌
"시엘, 좋은 아침이야. 드디어 청소가 끝났어."
"냐옹"
기쁜 듯이 목청을 가다듬으며 애교를
부리는 시엘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준다.
햇볕을 쬐었는지 시엘의 몸이
따뜻하고 기분 좋게 느껴진다.
그러고 보니 바람이 제법 선선해졌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계절이 바뀌었네."
"냐옹?"
"뿝뿝~"
"큐르?"
오늘은 오랜만에 시엘과 함께 여유롭게
보낼 예정이라 아침부터 점심을
먹으러 숲으로 왔다.
드루이드에게 매직 아이템인 깔개를
선물 받아 사용하고 있는데,
푹신푹신하고 앉기 편하다.
소라와 플레임도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다.
시엘 전용으로 하나 더 가져왔는데,
그쪽도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다.
"이 깔개 굉장하네.
전혀 엉덩이가 아프지 않아.
드루이드 씨에게 감사 인사를 해야겠어."
"뿝~"
"큐르~"
"시엘도 편히 앉을 수 있어?"
"냐옹"
"후후, 날씨도 좋고 바람도 기분 좋네"
"큐르~"
그러고 보니 최근 며칠 동안 플레임의
기상 시간이 길어졌네.
언제부터였지?
아, 다 쓴 마석에 마력을 되돌렸을 때부터다.
혹시 저게 계기가 된 건가?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큐르르르~, 큐르르~, 큐르르~, 큐르르~'
무슨 일인가?
계속 울부짖는 플레임을 보니
무언가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시선의 끝을 보니 깔개 바로
옆에 굴러다니는 주먹보다 큰 돌멩이.
"이거? 하지만 이건 그냥 돌인 것 같은데?"
"큐르~!"
내가 들고 있는 돌을 향해 몸을
쭉 뻗는 플레임.
그리고 조금 놀랐다.
소라는 세로 운동으로
몸을 잘 뻗는 편이었지만
플레임이 그렇게 길게 뻗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지금 플레임은
돌을 향해 꽤 길게 뻗어 있다.
"잠깐만, 지금 줄게."
조금 불안하지만 플레임이
원한다고 하니 괜찮겠지.
돌에 묻은 흙을 치우고 플레임 앞에 놓는다.
플레임은 기쁜 듯이 돌을 입에 쏙 집어넣는다.
잠시 후, 플레임의 몸에서
뽀글뽀글한 거품이 올라온다.
"음~, 평범한 돌도 괜찮아?
마석의 돌에 대한 집착은 없다는 뜻이야?"
플레임에게 물었지만,
몸에서 뽀글뽀글~ 뽀글뽀글~
소리가 날 뿐 플레임은
가만히 눈을 감고 있다.
...... 맛있게 먹고 있는 걸까?
"뿌뿌뿌뿌~"
"응? 혹시 소라도 배가 고팠어?"
평소보다 조금 이른 것 같기도
하지만 괜찮다.
소라의 점심으로 가져온 포션을
소라 근처 고자 위에 올려놓는다.
플레임은 돌만 먹어도 괜찮을까?
물약도 가져왔는데 ......
돌을 다 먹고 나서 물어봐도 될까?
소라와 플레임이 먹는 모습을 본다.
몸 속이 거품으로 가득 차 있다.
역시 신기한 광경이다.
"큐르, 큐르, 큐르, 큐르~...... 뿅!"
어?
플레임에게 건네준 건
그냥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돌멩이였지?
그런데 ...... 플레임 앞에
예쁜 새빨간 마석 하나가 놓여 있다.
확인할 필요도 없이,
꽤 투명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음, 이건 가져가야겠다.
"큐르~, 큐르~"
"아, 음, 대단하네 플레임.
이렇게 예쁜 마석은 처음 봐.
고마워."
내 말에 플레임은 기뻐서
폴짝폴짝 뛰는 모습이다.
그 모습은 귀엽지만 플레임
앞에 굴러다니는 마석이 신경 쓰인다.
작게 심호흡을 하고 굴러다니는
마석을 집어든다.
...... 크다.
지금까지 내가 본 마석 중 가장 큰 마석이다.
그러고 보니 투명도가 좋으면
레벨이 올라갔을 텐데, 크기는 어떨까.
"큐르르륵~. 큐르륵~, 큐르륵~, 큐르륵~"
방금 전과 같은 울음소리에
플레임의 모습을 살며시 바라본다.
그리고 플레임이 바라보고 있는 방향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조금 더 큰 돌멩이.
혹시 저것도?
"큐르륵~...... 큐르륵?"
내가 반응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겼는지,
내 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몸을 기울인다.
아마도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 같다.
귀엽지만, 귀엽지만.
저것도?
가만히 쳐다보는 플레임.
쳐다보지만 ...... 일어서서 돌을 집어든다.
"큐르~!"
괜찮아,
가방 안에 잠들어 있을 마석이 늘어날 뿐이야.
게다가 이번처럼 도움이 될 때가
올지도 모르니까.
"그래. 플레임, 이번이 마지막이야."
"큐류?"
마지막은 안 되나?
플레임에게 필요한 영양소?
일지도 모르겠다.
"오늘이 마지막이야. 다음 기회에 또 보자."
'큐류류~'
돌을 플레임 앞에 보여 주자 플레임은
입에 넣고는 기쁜 듯 눈을 감았다.
"일단 드루이드 씨집에 가면 오늘 있었던 일을
상의해야겠어."
그냥 길에 떨어진 돌이 마석이 되었다고 한다.
'뿌뿌뿌~'
소라가 밥을 다 먹었는지,
구르고 구르며 시엘의 곁으로 놀러 간다.
굴러다니는 소라를 보는 건 오랜만이다.
시엘도 배에 굴러온
소라를 싫은 기색 없이 앞발로
굴리며 놀아주고 있다.
"...... 아니, 그 놀이는 잘못된 거 아니야?"
"뿌~~!"
"냐옹"
뭐, 소라는 즐거워하는 것 같으니 괜찮겠지?
"큐류, 큐류류~...... 퐁!"
플레임 앞에 굴러온 투명한 마석.
"어라? 투명하다."
집어 들어 눈앞까지 가져온다.
탁하지 않은 무색의 마석이다.
색깔에 따라 속성을 알 수 있지 않나.
빨간색은 불, 파란색이나 하늘색은 물,
초록색이나 황록색은 바람,
갈색은 흙이었을 것이다.
무색은 무엇에 속할까?
마력이 적고 마법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세히 공부하지 않았다.
"이것도 드루이드 씨에게
물어볼 수밖에 없겠나."
왠지 드루이드 씨에게 계속 의지하게 되네.
서점에 가서 마석이나 마력에
대해 쓰여 있는 책을 찾아볼까?
어라?
이쪽으로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진다.
아직 멀지만 확실히 가까워지고 있다.
"이 기척은 드루이드 씨 맞지?"
"응."
시엘도 알아차린 것 같다.
또 다른 기운이 하나 더 있는데 이건 .......
"스승님인가? 스승님은 정말 기운이 희미해서 잘 모르겠어."
그러고 보니, 어떻게 이쪽으로 바로 올 수 있는 걸까?
확실히 오늘은 시엘과 함께 숲에서
천천히 쉬고 온다고 드루이드 씨에게
말했지만, 장소까지는 말하지 않았어.
"큐르~"
"플레임, 괜찮아.
드루이드 씨와 스승님이니까."
다른 기척을 찾아보았지만 두 사람뿐이다.
두 사람의 기색은 평소처럼
침착한 모습이라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 것 같다.
잠시 후 나무 사이로
드루이드와 스승님의 모습이 보였다.
두 사람은 나를 알아본 듯
가볍게 손을 흔들어 준다.
"좋은 아침입니다. 무슨 일이세요?"
"좋은 아침이야, 아이비.
스승님이 아단다라를
꼭 만나고 싶다고 해서 같이 왔어.
지금 괜찮아?"
"네, 괜찮아요."
그렇구나.
아까도 아단다라를 만나고 싶다고 했었지.
"아이비, 번거롭게 해서 미안해."
"아뇨, 신경 쓰지 마세요.
이 아이가 시엘이에요.
시엘, 스승님에게 여러모로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
"내가 더 많이 도움을 받고 있는 것 같은데?"
스승님은 그렇게 말하며
가만히 시엘을 바라본다.
시엘도 가만히 스승님을
바라보다가 한참 후에 콧소리를 냈다.
아무래도 문제없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오~ 정말 대단하네. 아,
아까는 위험할 때 도와줘서 고마워."
스승님의 말에 시엘이 꼬리를 가볍게 흔들었다.
"드루이드 씨, 어떻게 이곳을 알았어요?"
"모험가들이 없는 방향으로
안전한 숲을 차례로 찾을 예정이었어. 이
렇게 빨리 합류할 수 있을 줄은 몰랐어."
이곳을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보다.
그런데 스승님의 표정이 위험하다.
시엘을 보고 난 후 계속 찡그리고 있다.
잠깐 ...... 그 얼굴은 좀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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