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화 소라의 신비
'뀨~'
동료를 감싸고 있는 소라의
주변을 맴도는 또 다른 아이.
말이 통하지 않아 괜찮다고
말해도 전해지지 않는다.
무척이나 걱정스러운 표정과
목소리, 조금은 답답해진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기다려 줄 수밖에 없다.
부상이 낫고 건강한 모습을 보면
이해해 줄 것이다.
'큐~'
아, 그래.
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 .......
"큐~"
...... 소라, 힘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소라의 치료가 끝날 때까지 기다린다.
'뿌~'
한 번 소리를 지르며 폴짝폴짝
뛰며 치료하던 아이에게서 멀어지는 소라.
아무래도 치료가 끝난 것 같다.
다행이다.
치료를 마친 아이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다.
다른 한 마리는 친구의
건강한 모습에 놀란 듯 굳어 있다.
정말 먹히는 줄 알았던 모양이다.
뭐, 어쩔 수 없지.
아무래도 모양새가
소화 중인 것 같으니까.
나도 먹히는 줄 알았고 .......
"뿌뿌~"
만족스러운 소라의 목소리.
그러고 보니 오랜만의 부상 치료다.
시엘 이후로 오랜만이다.
...... 혹시 소라에게 치료 행위가 필요한 건 아닐까?
요즘 짜증나는 것도 그 때문인가?
"만약 그렇다면 꽤나 힘든 일인데..."
설마 여행하면서 부상 찾으러
다친 곳을 찾아다니는 건 아니겠지?
게다가 사람이면 말할 가능성 때문에
동물이나 마물 한정.
...... 점점 문제가 많아지는구나~.
하하하.
큐~ 쿠~........
쿠~~쿠~~~...
드디어 두 마리 모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한 것 같다.
서로의 몸을 확인하듯 서로 핥아주고 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안심이 된다.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소라, 수고했어"
내 목소리에 소라가 즐겁게
뛰어오르며 기뻐하는 모습이다
어라?
아직도 거품이 나네.
치료가 끝난 지 좀 지났는데도 말이다.
그러고 보니 식사가 끝난 후에도 거품이 오래 나올 때가 있었지.
언제부턴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지만.
저거랑 마찬가지야?
"꺄악"
귀여운 목소리에 시선을 돌리니
나와 소라를 바라보는
두 마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한동안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가.
"꺄악"
또 한 번 울었다.
두 마리는 도망가 버렸다.
아무래도 진정이 되어서
보금자리로 돌아간 것 같다.
다행이다.
"바이바이, 조심해"
'뿌뿌뿌~'
"냐옹"
모두들 배웅하는 느낌이다.
그래도 그 걱정스러운 분위기.
지금 생각해보면 귀여웠어.
말이 조금이라도 통했으면
안심시켜 줄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 그러고 보니 소라나 시엘도
처음 만났을 때는
내 말을 알아듣지 못했었지?
왜냐하면 소라는 처음엔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해
이상한 행동을 했던 기억이 있어
"소라, 좀 소리내봐"
내 말에 의아한 듯 한 소라
"뿡"
시엘은 무슨 말인지 대충은
알아듣기는 했지만,
세세한 부분까지는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시엘도 한 번, 짧게"
"냐"
그래, 두 마리 모두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언제부터 그렇게 할 수 있게 된 걸까.
그러고 보니 책에 보면 테이밍을 하면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쓰여 있었지.
의사 소통 ...... 은 안 되고 있잖아.
내가 소라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뭐랄까, 내가 소라에게 엄청나게
밀리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냐옹"
생각에 잠겨 있는데,
시엘이 어깨에 얼굴을 묻는다.
의아한 마음에 시선을 돌리자
어깨에 얹은 얼굴을 들어 올려
한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에 맞춰 내 시선도 그쪽으로 향한다.
석양이 눈부시다.
이제 곧 해가 완전히 질 것 같다.
...... 아, 잠자리 .......
"시엘, 고마워요. 잠자리를 찾아볼까?
"뿝~"
내 말에 소라가 반응한다.
그리고 씩씩하게 어딘가로 향한다.
뭐, 어제도 이 상황에서
좋은 잠자리를 찾아주었지 않나.
"따라갈까?"
시엘과 소라의 뒤를 쫓는다.
소라는 망설임 없이 계속 나아가는데,
이곳의 지형 같은 걸 알고 있는 걸까?
하지만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이상한 걸까?
흐물흐물 슬라임은 하루 만에
사라진다고 하는 슬라임이다.
나와 만난 장소로 미루어 볼 때
이곳은 처음 온 곳일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봐도 길을
잃은 것 같지 않지 않다.
한참을 소라를 따라가다 보면
커다란 암반이 나온다.
"이런 곳이 근처에 있었구나"
소라가 멈춘 곳을 보니 동굴 입구.
역시 알고 있었어?
"소라, 이곳을 알고 있었어?"
"뿌~"
아마 대답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이해하지 못할 뿐이지.
역시 소라에게 밀리고 있다.
일단 소라가 찾아준 곳의
안전부터 확인해야겠다.
서둘러 동굴을 살펴보려고 하니
이미 시엘이 꼼꼼히 살펴보고 있었다.
그리고 나를 보고.
"냐옹"
하고 한 마디를 한다.
그리고 만족한 듯이
동굴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마 문제없다는 뜻이겠지.
시엘의 뒤를 이어 소라가
동굴로 쏜살같이 들어가자
그 뒤를 따랐다.
동굴은 그리 크지 않아
잠을 자기에 딱 좋을 정도다.
다른 동물의 흔적도 없어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시엘, 고마워. 소라, 고마워."
"냐옹"
'뿝~'
두 동물의 울음소리와 표정을
좀 더 확실하게 익혀보자.
그러면 무슨 말인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자, 모두 발을 닦을까?"
오늘 하루 동안 꽤 더러워졌다.
시파르 씨가 준 냄비를
가방에서 꺼내 조금 더 큰 양동이를 꺼낸다.
냄비를 흔들어 물을 받아
양동이에 옮겨 담는다.
몇 번을 반복해서 물이
가득 차면 천을 담근다.
그 천으로 먼지를 닦아내는데,
꽤나 더러워져 있어 힘들다.
겨우겨우 끝내고 물을 모두 갈아주며
시엘의 몸에 묻은 먼지를 닦아준다.
물을 두 번 갈아줄 즈음에야 겨우
어느 정도 먼지가 벗겨졌다.
소라는 몸이 매끈매끈해서
그런지 금방 먼지가 떨어진다.
...... 편리하네.
"뿌~!"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지만,
싫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 같다.
그냥 뽀송뽀송한 몸이 좋다고
생각했을 뿐이데.
"미안해."
미안하다고 말하며
부드럽게 쓰다듬어 준다.
그러자 눈을 가늘게 뜨고 기분 좋은 표정을
짓는 걸 보니 기분이 풀린 모양이다.
다행이다.
"자, 이제 밥 먹고 얼른 자러 가자.
오늘은 피곤해네."
'뿌~'
포션을 내어주는 도중에 소라가 밥을 먹기 시작한다.
상당히 배가 고픈 모양이다.
치료는 오히려 배고프게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시엘에게는 좋아하는 과일을 내어준다.
기쁜 듯이 입에 넣는 모습이 귀엽다.
내 몫의 과일과 말린 고기를
가방에서 꺼내 먹는다.
왠지 피곤하다.
시엘이 태워줬는데, 어제 잠을 못 잔 게
몸에 꽤나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식사 중인데도 몇 번이나 헛구역질이 나고,
열심히 먹지 않으면 잠이 올 것 같다.
겨우겨우 식사를 마치고
소라를 보니 이미 푹 자고 있다.
"우리도 잘까? 아니, 너무 졸려~"
먼지를 닦은 후 깔아둔
돗자리 위에 천을 깔고 누워본다.
시엘이 그 옆에 누워 있는 것이 보인다.
부드럽게 손을 뻗어 시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목이 그르렁거린다
"오늘 정말 고마워. 내일도 열심히 할게."
체력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하자.
"잘 자, 시엘, 소라."
"냐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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