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소설/최약 테이머는 폐지 줍는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소설 번역] 최약 테이머는 폐지 줍는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133화

눈빛 산군 2024. 3. 20. 00:00
반응형

제133화 빨래하는 날

 

'후~, 이제 마지막이야~'

 

짜낸 담요를 나무에 걸었다.

 

오늘은 날씨가 꽤 좋아서 햇볕에

 

말리면 금방 말릴 수 있을 것 같다.

 

태양의 위치를 확인하니 마침 점심 무렵이다.

 

주변을 둘러보는 한 푸른 하늘이라 비 걱정도 없다.

 

역시 빨래하기 좋은 날씨다.

 

"그래도 피곤하다"

 

더러워진 옷에,빨랫감 5장.

 

그 위에 깔아놓은 천이 3장.

 

이건 생각보다 커서 힘들었다.

 

그리고 잠잘 때 쓰는 담요 2장.

 

이것도 물을 머금고 무거워져서

 

중간에 시엘이 도와주었다.

 

소라는 처음엔 내 주변을 활기차게

 

뛰어다녔지만 피곤한지 지금은 잠을 자고 있다.

 

아침에 올마을로 가면서

 

강을 찾아보자고 제안하자

 

둘 모두 찬성했다.

 

특히 소라는 텐션이 높아졌는데,

 

아마도 자고 있는 담요에

 

묻은 먼지가 신경 쓰였나 보다.

 

나도 강에서 먼지를 씻어낸다.

 

생각보다 머리카락에 모래가

 

많이 들어갔는지 몇 번을 씻고

 

나서야 겨우 깨끗해졌다.

 

여름 여행은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매일 몸을 닦고 있지만,

 

역시 강물에서 씻어내면 다르다.

 

온몸이 뽀송뽀송해진다.

 

마른 천으로 머리와 몸을 닦고 옷을 입는다.

 

사용한 천을 씻어 나무에 걸면

 

빨래는 끝이다.

 

시엘도 물은 아무렇지 않은 듯

 

강에 들어가서 먼지를 씻어내고 있었다.

 

이에 자극을 받았는지

 

소라가 강에 뛰어들었을 때는 깜짝 놀랐다.

 

곧 시엘이 구해줘서 안심이 됐지만 말이다.

 

가끔 소라는 무모한 도전을 하기도 한다.

 

참고로 소라는 물속에 천천히

 

가라앉아 떠오르지 않았다.

 

둘이 쉬고 있는 나무 그늘로 간다.

 

시엘의 젖은 털도 어느 정도 마른 것 같다.

 

옆에 앉아 점심을 먹는다.

 

씻기 전에 미리 만들어 둔

 

말린 고기와 채소 수프.

 

떠나기 전날 길드 마스터가

 

선물로 준 채소다.

 

영양이 풍부하다고 하더라.

 

'맛있다~'

 

오토르와 마을을 떠난 후 처음 먹는 수프다

.

조금 뜨겁지만 그것도 괜찮다.

 

그래도 뜨겁네~.

 

수프를 마시면서 드는 생각이다.

 

이 전의 비는 어쩌면 여름의 중반쯤에

 

오는 폭우일지도 모르겠다.

 

이게 왔다는 건 여름도 절반은

 

끝났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겨울을 생각해야겠다.

 

겨울을 어디서 보낼까. 익숙하지 않으니

 

 2달 정도는 움직이지 않는 게 좋겠지?

 

겨울 여행은 여유를 가지고

 

움직이는 것이 기본이다.

 

눈이 얼마나 내릴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자칫 잘못 움직이면 위험하다.

 

특히 나처럼 여행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첫 겨울에 죽을 수도 있다.

 

사실, 모험가들이 겨울에 죽는

 

가장 큰 이유는 동사라고 한다.

 

그러니 추위가 느껴지면

 

마을이나 도시에서 대기하자.

 

지금이 여름의 절반이라 이동 가능한 기간은

 

2개월 정도일 것 같다.

 

올마을에서 출발하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가방에서 지도를 꺼낸다.

 

두 개의 마을에 큰 도시가 하나.

 

이동할 수 있는 범위는 이 정도일까.

 

오토르와 마을처럼 무엇이 있을지

 

모르니 여유를 가지고 일정을 짜야겠다.

 

추위가 일찍 찾아오는 해들도

 

있으니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

 

어라?

 

시엘은 겨울잠을 자는 걸까?

 

"시엘"

 

내 목소리에 잠들어 있던

 

시엘이 눈을 번쩍 뜬다.

 

"시엘이 겨울잠을 자는 거야?"

 

"니"

 

이 울음소리는 안 하는 편이구나.

 

"겨울 동안 나와 소라는 마을이나 도시에서

 

 지내야하는데, 시엘은 근처 숲에 있어?"

 

"냐옹."

 

"눈이 많이 오면 만나러

 

 갈 수 없는데 괜찮아?"

 

눈이 많이 오면 입구를 닫고

 

출입을 막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 만나러 갈 수 없게 된다고 했다.

 

"냐옹."

 

혼자만 있다는 게 걱정되지만 어쩔 수 없지.

 

시엘이 괜찮다고 하니 믿어보자.

 

음~ 큰 도시나 마을은 순찰 등으로

 

시엘을 만날 수 있는 장소가 멀어지겠지.

 

가까운 곳에서 만나려면

 

평범한 마을 정도가 좋을까?

 

아, 그렇게 되면 숙소 값이 조금 비싸지겠군.

 

지나가는 마을이나 도시에서

 

숙소를 알아보고 있는데,

 

큰 도시이나 마을에는

 

하급 모험가를 위한 저렴한 숙소가 있다.

 

나도 그곳을 노려볼 생각이었지만.

 

보통 마을은 저렴한 숙소가 적고

 

가격도 큰 마을보다 비싸다.

 

올해는 돈에 여유가 있어서 괜찮지만,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면 지출을 줄여야겠다.

 

역시 여행 동반자와 상의해서 상업 길드에

 

등록을 부탁하는 수밖에 없겠지.

 

그러면 숲에서 찾은 물건이나 사냥한 것들을

 

안정적으로 팔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만난 정육점 주인들은

 

모두 좋은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길드 마스터에게 주의를 받았다.

 

역시 상업 길드를 통하지 않으면

 

헐값에 팔리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길드 가격의

 

반값인 경우도 있다고 한다.

 

특히 사냥한 고기는 신선도가

 

중요해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떨어진다.

 

거기에 덤터기를 씌운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겨울 숙소의 문제였다.

 

왠지 생각할 게 참 많구나.

 

"뿌뿌뿌~"

 

소라의 목소리에 시엘의 배 주변을 살펴본다.

 

시엘의 배털에 파묻혀 자고 있던

 

소라가 눈을 뜨고 가만히 나를 바라보고 있다.

 

"좋은 아침, 소라"

 

'뿌~, 후~'

 

어찌나 힘이 빠진 울음소리인가.

 

가만히 지켜보고 있자니,

 

낑낑거리며 흔들리는 듯하더니

 

천천히 눈을 감는다.

 

...... 혹시 잠이 든 걸까?

 

"소라?"

 

시엘도 가만히 소라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소라는 눈을 감고 다시 잠이 들기 시작했다.

 

역시 잠이 든 모양이다.

 

"잠들었구나."

 

"냐옹"

 

왠지 모르게 소곤거리는 나와 시엘.

 

소라를 생각해서인지

 

보통은 말을 해도 깨어날 일은

 

없을던 것 같은데

 

"아~. 포근하고 기분 좋아~"

 

팔을 위로 힘껏 뻗는다.

 

더운데 강변이라서 그런지 바람이 기분 좋다.

 

빨래가 마르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자고 싶어진다.

 

'여기서 자면 절대 후회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마른 빨래부터 치워야겠다.

 

 시엘, 소라 좀 부탁해도 될까?"

 

"냐옹."

 

"고마워."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어 준 후,

 

나무 아래 그늘진 곳을 떠난다.

 

햇볕을 쬐니 기온이 확 올라간 것 같다.

 

'덥다~'

 

빨래를 만져보며 확인해보니

 

옷은 이미 다 마른 것 같다.

 

역시 여름 햇볕과 바람은 옷이 빨리 마른다.

 

담요는 아직 조금 젖은 것 같아서 나중에.

 

아뿔싸, 그 위에 깔아놓은 천은 다 말랐다.

 

하나하나 얼룩을 확인한 후

 

매직백에 넣어둔다.

 

열심히 씻은 보람이 있었는지

 

얼룩은 깨끗하게 지워져 있었다.

 

"휴~ 이제 정말 담요만 남았네."

 

담요도 1시간만 더 있으면

 

다 말릴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나무 그늘로 돌아가니,

 

기분 좋게 자고 있는 둘의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그 안에 뛰어들어 함께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뭐, 그럴 수는 없겠지만.

 

"시엘, 소라. 이제 마을로 갈 준비를 하자."

 

시엘이 눈을 뜨자 배에 있는

 

소라를 콕콕 찌른다.

 

그러자 소라가 눈을 뜬다.

 

"소라, 이번에야말로 좋은 아침이야.

 

 이제 준비 좀 해줄래?"

 

시엘은 앞발을 쭉 뻗어 몸을 풀고 있다.

 

소라 역시 그 모습을 보고는 몸을

 

살랑살랑 흔들며 몸을 풀고 있는 것일까? 

 

그럴 생각인가 보다.

 

아니, 어쩌면 정말 몸을 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일어나면 곧 잘 흔들고 있고.

 

사용한 식기와 냄비를 씻고

 

깨끗이 씻은 후 가방에 넣는다.

 

어수선하게 준비하는 동안 담요가

 

완전히 말랐다.

 

"자, 가볼까?"

 

태양의 위치로 미루어 볼 때,

 

마을로 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뭐, 오늘은 어쩔 수 없지.

 

그래도 오랜만에 빨래를

 

하고 나니 기분이 상쾌하다.

 

더러운 것이 깨끗해지는 것은

 

좋은 일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