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화 엣! 오그토 대장!
"어서 와, 아이비"
"아, 다녀왔습니다"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서,
베리벨라 부대장의 인사에 서둘러 대답했다.
"저기, 오그토 대장님은 어디 계세요?"
"대장님께 볼일이라도?"
"볼일이라고 할까, 쓰레기장에서
간주벨 씨라고 하는 분을 만났는데,
간주벨 씨가 대장이 말했던 아이비 맞지?.
오그토 대장님한테 들은 걸까요?"
"아, 미안해, 벌써 그렇게까지 퍼져있었구나.
대장이 아이비라는 모험가가 곤란해하면
도와주라고 다른 대원들에게 말해둔 것 같아."
"네?!"
"어린데도 혼자서 열심히 사는 모험가니까
신경을 써주라면서 말이지"
"넷!"
뭐야, 그게 창피해.
얼굴이 뜨거워서 어쩌면 새빨개졌을지도 몰라.
베리벨라 부대장이 내 모습을 보고 웃음을 참고 있다.
숨길 수는 없지만..
"미안해, 일단 말리긴 했는데 크크큭
정신을 차려보니 이야기가 퍼지고 있었다 하하하하
대장이 나쁜 사람은 아냐, 하지만 가끔씩
지나칠 때가 있거든."
마지막에는 참을 수 없었던 것 같아.
아니, 문지기나 순찰대원들의 왠지 모를
간지러운 눈빛은 오그토 대장 때문이었을까.
오그토 대장....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정말 미안해"
"아뇨 괜찮아요"
베리벨라 부대장에게 고개를 숙이고 마을에 들어간다.
광장에 갈 때까지 몇 명에게 이름을 불려 어서 와 들었다.
그럴 때마다 왠지 모르게 얼굴이 뜨거워진다.
혹시 이 마을에 있는 동안 계속 이런 느낌일까?
으~ 부끄럽다.
광장에 있던 관리인에게도 이름을 불렀다.
..... 오그토 대장님,
대체 얼마나 이야기를 퍼뜨린 거예요!
텐트 안으로 들어가서 쓰러져 버렸다.
뭔가 상상하지 못한 데미지를 입은 것 같은 기분이다.
소라를 가방에서 꺼내
파란색과 빨간색 포션을 10개씩 내려놓는다.
소라가 먹기 시작한 것을 확인한 후 텐트 밖으로 나간다.
근처 나무에 밧줄을 걸어 젖은 옷을 말려 놓는다.
텐트 안으로 들어가니,
행복하게 밥을 먹으며 폴짝폴짝 뛰고 있는 소라.
내가 텐트 안으로 들어가자 흔들림이 조금 심해졌다.
주워온 물건들을 가방에서 꺼내어 확인하면서 구분해 나간다.
각각의 물건들을 가방에 넣는 순간,
소라의 식사가 끝났기에 상태를 살핀다.
역시 다 먹은 몸에서 거품이 나네.
음~ 빨간 부분이 많아진 것 같기도 하다.
그래, 서점에 가자.
소라에 관한 책은 못 보더라도 슬라임에 관한 책이
있으면 뭔가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소라, 서점에 가자!"
식후 운동 중인지, 세로로 쭉쭉 뻗어있던
소라가 나를 보자마자 튀어 올랐다.
하지만 너무 많이 뛰어올라 텐트 천장에
부딪혀서 힘차게 떨어지고 말았다.
"....... 괜찮아?"
소라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 새로운 표정을 발견할 수 있었지만, 기뻐할 수 없다.
"천장에 부딪쳐서 아팠지?...."
소라를 쓰다듬어주고 가방에 넣는다.
슬라임이 운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지만
어쩌지, 슬라임과 동떨진 존재가 된다면....
가방을 본다.
하하하, 설마.
광장을 나와 대로를 걷다 보면 몇몇 사람들이 말을 건넨다.
그중 한 명이 어디를 가느냐고 물어서
서점이라고 했더니, 여러 종류의 책이 모여 있는
유명한 서점을 소개해주었다.
서점에 들어가자 상상했던 서점과는 너무 달라서 당황했다.
책이 책꽂이에 꽂혀 있는 이미지였는데.
선반이 있는 것은 맞지만,
거기에 책이 몇 권씩 나란히 진열되어 있었다.
이상하다, 왜 나는 왜 선반에
책이 빽빽이 꽂혀 있는 이미지를 떠올렸던 것일까?
가까운 선반에 있는 책 한 권을 집어 들어 내용을 확인했다.
무기 종류의 책이었던 것 같다.
선반에 되돌려 놓고 한 권 한 권 확인해 간다.
초급 테이밍이라는 책을 찾을 수 있었기에 내용을 확인했다.
"....."
테이머의 별이 하나인 사람을 위한 책인 것 같다.
테이밍할 수 있는 몬스터의 이름과
강함의 등급이 적혀 있을 뿐이었다.
더 자세한 내용의 책은 없는 것일까?
슬라임 책을 찾았지만 찾을 수 없습니다.
라고 할까, 점술사분이 준 것 같은 책이 한 권도 없다.
덫을 소개하고 있는 책은 확실히 있었지만,
상위의 마물의 발걸음을 하기 위한 덫 밖에 실려 있지 않다.
게다가 구멍을 파는 경우의 크기만 적혀 있는 그런 책이었다.
책을 찾고 있는 동안에도 손님이 와서
모두 구매하고 돌아가고 있다.
모든 책을 확인했지만 모두 대략적인 내용이었다.
다들 이 정보로 만족할 수 있을까?
포기하고 서점을 나간다.
"아, 찾았다!"
"어, 앗, 오그토 대장님"
갑자기 말을 걸어와서 깜짝 놀랐더니,
오그토 대장이었다.
왠지 조금 조급해 보이는데.
"무슨 일인가요?"
"미안해!"
엣, 에~!
서점 앞에서 오그토 대장이 고개를 숙였는데,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이지?
"하아~, 인마 주위를 좀 신경 쓰란 말이야!"
곧 베리벨라 부대장님이 와서,
오그토 대장님의 고개를 올리게 했다.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지만...... 눈에 띈다.
"아니, 그렇지만 이 애가 화가 났다고 네가 말해서..."
내가 화났다고?
무슨 일이야?
내가 오그토 대장에게 화가 났어?
"아냐! 네가 대원들에게 한 말 때문에
곤란해한다고 말한 거야!"
"어라? 그랬어?"
그래.
.... 오므토 대장님이 또 폭주했구나
48화 노노시의 꼬치구이
굉장히 지친 얼굴의 베리벨라 부대장님.
호흡도 약간 흐트러져 있다.
혹시 오그토 대장님을 멈추기 위해
찾고 있었던 것일까?
그렇다면 왠지 죄송하다.
내 시선을 알아차렸는지 쓴웃음을 짓는다.
"평소의 일이야. 이 녀석이 폭주해서
내가 말리는 것 항상 있는 일이야
다른 녀석은 하기 싫어하거든"
"내가 항상 폭주한다고 말하는 거 같거든?"
"자각 좀 해"
베리벨라 부대장님의 말에
미간을 찌푸리는 오그토 대장.
어쩐지 좋은 관계인 것 같아.
"맞아, 아이비. 사과에를 하고 싶네"
"아! 괜찮아요,
그냥 제 이야기를 남한테 하지 말아줬으면 해요 "
"아~, 그게 말이야..
미안한 표정으로 눈빛이 흔들리는 오그토 대장.
"?"
"빨리 실토해"
"미안해! 동료 전원한테 이야기해 버렸어"
".... 이미 늦었나요?"
"아하하하.... 미안해"
"미안해, 설마 모두에게 전해질 줄은 몰랐어"
"정말 미안하구나"
오그토 대장님이 머리를 긁으면서 작게 고개를 숙인다.
악의는 없어
반대로 나를 도와주려고 한 거잖아.
라고는 생각하지만.. 온몸에서 힘이 빠지는 것 같다.
"괜찮아요. 걱정해 주신 거잖아요."
"그러니, 사과의 의미로 막을 걸 사줄게"
"하지만"
"이 마을의 명물 요리는 먹어봤어?"
"명물? 아니요?"
"노노시의 꼬치구이다. 많이 먹어라!"
"에?"
결정?
내 손을 잡고 천천히 광장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지난번 일이 있어서 그런지 잡는 손은
느슨하고 걷는 속도도 느리다.
하지만 사주기로 결정된 것 같아.
뒤에 오는 베리벨라 부대장님을 본다.
"얻어먹으렴. 노노시 맛있단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멈추지 않는 모양이다.
확실히 신경이 쓰인다.
여행 중엔 말린 고기나 들쥐를 구워 소금을
뿌린 것밖에 먹어보지 못했으니 말이다.
"기대되네요"
내 말에 오그토 대장님이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는 조금 놀랐다.
머리를 쓰다듬어 준 게 언제였을까?
......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무슨 일이야?"
"아뇨, 배가 고파서..
내 표정을 보고 베리벨라 부대장님이
말을 걸어온다.
조금 감상적이 되어 버렸다.
이제 버린 과거다.
포장마차가 즐비한 거리에 이르자
음식 냄새가 입맛을 돋운다.
그동안 한 번도 들르지 않았던 곳이다.
오그토 대장님은 한 가게에 일렬로 줄을 섰다.
"여어!"
"오그토 대장이잖아.... 숨겨둔 자식이야?"
"하하하, 귀엽지"
"엣? 네? 엣?"
숨겨진 자식?
무엇?
"하아, 곤란하게 만들지 말라고 했을 텐데"
"아, 미안해. 모험가인 아이비애"
"으음, 처음 뵙겠습니다"
"노노시 꼬치구이집을 운영하는 테그라애"
"참 귀여운 모험가네"
"주인장, 열개 줘"
"그래"
주인장인 테그라 씨가 꼬치에 꽂은 노노시를
석쇠에 얹어 구워가는 것을 본다.
.... 크다.
"큼지막하네요"
"그래? 열 개 정도는 거뜬히 먹을 수 있잖아?"
"엣! 무리예요. 무리예여"
".... 무리? 몇 개 정도라면 먹을 수 있어?"
"엣"
구워진 노노시를 본다.
내 주먹 정도의 고기가 2개 꼬치에 박혀 있다.
어떻게 봐도 두 개, 혹은 세 개가 한계다.
"두세 개 정도라면"
"뭐, 너무 적잖아!"
"하지만 고기가 크니까요"
역시 세 개가 한계다.
그래도 과식이라고 생각한다.
고기가 구워져 가면 검은 소스가 바른다.
그것이 불에 쏟아져 식욕을 돋우는
향기가 근처에 퍼진다.
맛있을 것 같다.
고기에서 눈을 뗄 수 없다.
"모험가라고는 해도 아직 어리니까,
열개는 무리야"
"저 녀석은 10개 이상 먹잖아"
"저 사람과 아이비의 체격차를 생각해"
"대장, 어떻게 할래 다 구워거든"
"하하하, 주인장 일곱 개와 세 개로 나눠서 포장을 해 줘"
"알았어"
구워진 고기가 처음 보는 잎사귀에 싸여 있다.
무슨 잎이야?
주인장인 테그라 씨는 3개를 싼 것과
7개를 싼 것을 오그토 대장에게 건넨다.
오그토 대장으로부터 3개 들어간 포장을 건네받는다.
"감사합니다"
"괜찮아, 애초에 나 때문에 벌어진 일이이잖아"
"그건 그렇지"
포장마차가 늘어서 있는 곳에는
의자와 테이블도 설치되어 있다.
그곳으로 가는 길에
오그토 대장님과 베리벨라부대장님이 대원들에게 불려 갔다.
아무래도 문제가 생긴 모양이다.
"아이비. 미안한데 일하러 가봐야 해 일이"
"아뇨"
"아~.. 혼자면 위험하려나
"저도, 광장으로 돌아가서 먹을 생각이에요"
"괜겠어?"
"네, 괜찮아요. 일 열심히 하세요."
"착한 아이야~"
라고 말하면서 머리를 쓰다듬는다.
머리가 엄청나게 엉망진창이
되었을 것 같다.
"미안하지만. 가볼게."
"그럼, 다음에 보자 "
"네. 또 봐요"
대화만 듣고 있으면 베리벨라 부대장이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광장을 향해 걷다 보니,
손에 들고 있는 고기에서 좋은 냄새가...... 난다.
조금 서둘러 광장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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